테루아의 목소리를 듣는 와인메이커, 프랑수아즈 페숑
나파 밸리는 종종 큰 와인, 강한 인상, 그리고 분명한 스타를 중심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 지역의 품격을 실제로 끌어올린 사람들 가운데는, 스스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인물들이 있다. Françoise Peschon(프랑수아즈 페숑)이 그런 와인메이커 중 하나이다. 그녀의 이름은 화려한 헤드라인에 자주 오르지 않지만, 와인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분명한 기준점으로 언급된다.
UC Davis에서 양조학을 전공한 뒤, 첫 커리어를 샤또 오브리옹(Château Haut-Brion)에서 시작한 그녀는 보르도의 고전적 양조철학을 몸에 익힌 정통파 와인메이커다. 이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Stag’s Leap, Araujo Estate(현 Eisele Vineyard), Accendo Cellars, 그리고 현재의 Vine Hill Ranch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언제나 ‘장소가 먼저’라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 글은 Françoise Peschon이라는 와인메이커가 Napa Valley의 와인 산업에 남긴 조용한 혁신의 발자취를 기록한 아카이브이다.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고, 땅의 흐름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34년간 와인을 빚어온 그녀의 이야기는, Napa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가늠하는 의미 있는 기준이다.
Profile
- Name: Françoise Peschon
- Nationality: American (Luxembourg heritage)
- Role: Winemaker, Consulting Winemaker
- Education:
-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 Enology
- Château Haut-Brion, Bordeaux — Internship & Early Training
- Key Experience:
- Araujo Estate (1993–2013, founding winemaker)
- Accendo Cellars
- Vine Hill Ranch (since 2008)
- Cornell Vineyards
- Drinkward Peschon
- Stag’s Leap Wine Cellars (early career)
- Notable Achievements:
- 2019 San Francisco Chronicle Winemaker of the Year
- Eisele Vineyard(Araujo)의 초기 아이덴티티를 형성한 핵심 인물
- 나파 밸리에서 가장 구조적이며 절제된 카베르네 양조의 대표 주자
- 스타일을 배제하고, ‘장소의 구조’를 설계하는 양조 철학 구축
- 여성 후배 양조가들을 적극적으로 멘토링하며 Napa 현장의 다양성 확대에 기여
- 빈티지 편차, 기후 리스크, 토양 다양성을 반영하는 에코시스템 기반 양조 지향
- Base: Napa Valley
- Collaborations:
- Vine Hill Ranch, Cornell, Accendo, Heimark, Drinkward Peschon 등
- 단일 포도원 중심의 카베르네 소비뇽 프로젝트
- 브랜드 중심이 아닌, 장소 중심의 철학적 양조를 선호
- Identity: Napa Valley 와인의 전통을 지키며도, 그 속에 질문을 던지는 조용한 혁신가.
Mentor & Influence
Jean-Philippe Delmas(Château Haut-Brion)와의 교류는 Francoise Peschon의 감각에 큰 영향을 남겼다. 하지만 그녀는 특정 인물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녀의 철학은 보르도의 절제와 나파 밸리의 자연 사이에서, 오히려 시간과 장소가 준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모든 대답은 땅 안에 있어요. 우리는 다만 거기에 귀 기울이고, 방향을 잡는 것뿐이죠.”
– Françoise Peschon
수년간 Araujo와 함께한 Bart Araujo는 그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Françoise Peschon는 기술자라기보다 관찰자예요. 하지만 그 관찰이 가장 본질적인 결정을 만들어냅니다.” – Bart Araujo
그녀는 늘 ‘그 땅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먼저 바라본다.
그리고 그 해의 침묵까지도 와인에 담는다.
Philosophy & Style
Françoise Peschon의 와인은 조용하고 깊다.
화려함이나 명확한 시그니처 대신, 그녀는 땅의 다양한 층위와 구조를 최대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지향한다.
- 과도한 추출은 하지 않는다.
- 오크는 향을 입히는 수단이 아닌, 질감을 조율하는 도구다.
- 산도와 타닌은 와인의 본질이며, 그 균형이 곧 구조다.
그녀는 와인을 하나의 에코시스템처럼 다룬다. 그 해의 날씨, 그 땅의 허브와 식생, 시간의 속도까지 — 모두를 고려한 뒤에야, 적절한 개입을 선택한다.
“자연스럽게 스스로 정리될 수 있도록,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양조에서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 Françoise Peschon
그녀의 양조는 ‘테크닉’보다 판단의 타이밍에 가깝다.
펌핑 오버의 강도, 배럴 이동 시점, 블렌딩 순서. 그 모든 것이 “얼마나”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다.
Project
🔹 Araujo Estate (1993–2013)
Eisele Vineyard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대표적인 사례.
Francoise는 Eisele를 **‘단단하지만 정제된 와인’**으로 자리 잡게 만든 인물이다.
Araujo Estate는 Screaming Eagle, Harlan, Colgin과 함께 컬트 와인의 흐름을 이끌었지만,
그 와인들은 늘 가장 절제되고, 가장 지적인 무게감을 남겼다.
“파워 대신, 지형의 깊이를 선택한 와인.” — Wine Advocate
Araujo에서의 경험은 이후 Accendo Cellars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세대 간의 와인 철학”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된다.
🔹 Vine Hill Ranch (2008–Present)
2008년부터 그녀는 Oakville AVA의 핵심 포도원인 Vine Hill Ranch의 와인메이커로 현재까지도 활동하고 있다. 7개 블록에서 자란 카베르네 소비뇽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니며, 그녀는 그것을 덧셈이 아닌, 균형의 감각으로 하나의 와인으로 엮어낸다.
Oakville AVA의 7개 블록에서 자란 Cabernet Sauvignon을 블렌딩하여 ‘한 농장 안의 다양성’을 구조화하는 프로젝트.
그녀는 블록마다 가진 산도, 허브, 타닌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것을 하나의 질서 속에서 공존시키는 방식으로 와인을 만든다.
2018 빈티지 기준:
- Block 4: 산도 중심의 라즈베리
- Block 6A: 허브, 차파랄의 식생
- Block 6M: 탄닌 중심의 힘
이 서로 다른 개성을 하나의 구조로 엮는 그녀의 기술은 “VHR Cabernet가 Napa의 전형성을 넘어서는 이유”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블렌딩은 합이 아니라, 대화다.” — Esther Mobley, SF Chronicle
🔹 Drinkward Peschon (Entre Deux Mères)
절친 Lisa Drinkward와 함께 만든 작은 가족 와이너리.
이 와인은 ‘두 엄마 사이’의 농담이자,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지역 사회를 위한 진심 어린 프로젝트다.
수익은 Planned Parenthood, Meals on Wheels, Alzheimer’s 재단 등 지역과 여성, 보건에 관련된 여러 단체에 기부되고 있다.
“나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면,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환원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해요.” — Françoise Peschon
🔹 Cornell, Piedra Hill, Heimark
Françoise Peschon는 자신이 참여하는 각 프로젝트에 후배 여성 와인메이커들이 주체적으로 서도록 기반을 마련해왔다.
Cornell의 Elizabeth Tangney, Piedra Hill의 Matilda Scott 등 그녀와 함께 일하며 자리를 잡은 이들은 지금 Napa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이다.
“Françoise Peschon는 코어에 ‘모성’을 품고 있는 와인메이커입니다.” — Matt Morris
Napa Valley의 본질을 되묻는 사람
Peschon의 접근은 조용하지만, 가장 급진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Napa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수직 상승하는 가격, 대기업화된 토지 소유, 사라지는 세대 교체, 기후 변화.
그녀는 이 흐름 속에서 근원으로 돌아가는 와인의 길을 선택해왔다.
- “베스트 와인”이 아닌, “장소의 모든 것을 담은 와인”을 만든다.
- 브랜드보다 포도밭이 앞서야 한다.
- 그 해, 그 땅이 보여주는 모습에 거스르지 않는다.
이 철학은 Araujo Estate의 절제된 ‘컬트’ 와인, Cornell의 산악성 카베르네, 그리고 Vine Hill Ranch의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블렌딩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녀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 않으며, 다른 유명 컨설턴트들처럼 화려한 서명이 없다.
대신, 그녀가 만든 와인에서는 항상 진중하고 질서 있는 구조감이 읽힌다.
Closing Reflection
Beyond Wine — 와인을 넘어, 전설로 남은 이름
Françoise Peschon의 철학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순간은
Araujo Estate, 지금의 Eisele Vineyard에서의 재임기였다.
이미 뛰어난 테루아로 주목받던 이 포도밭에서
그녀는 과시보다 절제를 선택했다.
과숙을 피하고, 탄닌을 다듬으며, 구조를 길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나파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힘이 아닌 균형의 언어로 다시 써냈다.
그녀의 와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또렷해지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검은 과실의 밀도 위에 정돈된 산도와 미세한 탄닌이 겹겹이 쌓이며
한 모금 한 모금이 일정한 리듬을 유지한다.
과장되지 않은 집중력, 그것이 그녀의 와인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말이다.
현재 그녀는 Accendo Cellars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더 크고 화려한 자리가 아닌,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포도밭을 해석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했다.
이는 커리어의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완성에 가까운 선택이다.
Françoise Peschon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특정 와인도, 점수도 아니다.
그녀는 Napa Valley에서도 절제와 명확함이 얼마나 강력한 언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와인을 크게 만들지 않아도, 깊고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진실.
그리고 지금도, 그 기준을 조용히 지켜가고 있다.
시대는 종종 가장 큰 목소리를 기억하지만,
진짜 기준은 조용히 이어진다.
Françoise Peschon은 그 조용한 기준을 지금도 Napa의 한가운데에서 지켜내는 사람이다.
🍇 A quiet pursuit of structure – through grace.
Reference & Links
- SF Chronicle — 2019 Winemaker of the Year
- Vine Hill Ranch — Official Site
- Accendo Cellars — Official Site
- Drinkward Peschon — Official Site
- Wine Spectator — Araujo Estate Sold to Latour
※ 본 글의 일부 내용은 인터뷰, 공식 웹사이트, 언론 보도 등을 기반으로 한 의미 기반 인용(Paraphrased Interpretation)이며, 직접 인용(Direct Quote)은 출처를 명시해 구분하였습니다.